[기자의 책장] 올 여름 긴 여름밤을 책임질 추리소설

책 좀 읽는 기자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한 권, 기자의 책장

방서지 기자 | 기사입력 2020/06/12 [11:26]

[기자의 책장] 올 여름 긴 여름밤을 책임질 추리소설

책 좀 읽는 기자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한 권, 기자의 책장

방서지 기자 | 입력 : 2020/06/12 [11:26]

 

[북라이브(BOOK LIVE)=방서지 기자] 갑자기 무더워진 현재 서울에는 폭염 특보가, 강원도에는 첫 열대야가 찾아왔다. 날이 덥다 보니 몸은 축 처지고 잠들기 힘든 밤은 더 길어진다. 이럴 때 조용한 방이나 카페에 앉아 서늘한 책 한 권을 읽다 보면 어느새 짜증 나는 더위는 사라지고 여름밤의 시원함만 남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책들은 우리의 여름을 책임질 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은 마니아 층이 두꺼우며 몰입력이 대단한 장르이다. 사건의 전말을 궁금해하며 작가의 추리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3권을 소개한다.

 

첫 번째 책은 ‘가면 산장 살인사건’이다.

 



명료한 스토리와 시원시원한 전개가 특징인 이 책은, 외딴 산장에 여덟 명의 남녀가 모인 가운데 한밤중 은행 강도범이 침입해 인질극을 벌이면서 전개된다. 인질들은 수차례 탈출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강도범과 인질들 사이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인질 한 명이 살해된 채 발견된다.

 

잘 짜인 무대에서 벌어지는 연극과도 같은 이 소설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엄청난 반전을 담고 있다. 독자와 저자의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두뇌 싸움은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충격과 함께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독자의 관심이 ‘은행 강도의 손아귀에서 인질들이 어떻게 풀려날 것인가’ 또는 ‘은행 강도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쏠려 있을 때 작가는 독자들이 걸려들 커다란 함정을 판다.

 

고의로 오해할 만한 정보를 흘리거나 혹은 일부 정보를 감추며, 작가의 트릭을 눈치채지 못하고 범인의 거짓말이나 트릭을 찾기에 급급하게 만든다. 하지만 모든 것들은 함정이며 결말에 가서야 독자들은 함정에 빠졌던 것을 알게 된다.

 

부자연스럽거나 허술하다고 생각했던 설정이나 사건들이 모두 독자를 속이기 위한 작가가 설치해 놓은 교묘한 장치들로, 끝까지 책에 집중하게 한다. 엄청난 몰입력과 흡입력을 가진 이 책의 결말을 본 이들은 배신감과 함께 느껴지는 카타르시스와 통쾌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도서정보]

도서명: 가면산장 살인사건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 재인, 1만 4천8백 원

 

두 번째 책은 ‘회랑정 살인사건’이다.

 

 

한국 독자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는 ‘회랑정 살인사건’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정통 추리소설로 꼽힌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젊은 시절을 대표하는 추리소설이다. 

 

작품은 ‘회랑정’이라는 여관에서 벌어진 화재 사건으로 애인을 잃은 30대의 여자가 일흔이 넘는 노파로 변장해 다시 여관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독자들은 그녀의 복수를 지켜보며 범인이 누구인지, 어떤 트릭이 사용되었는지 추리해나가는 쾌감과 영화를 보는 듯한 생생함과 긴박감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까지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반전으로 독자들을 놀래킨다.  

 

저자는 추리소설인 작품에 미모 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해 있던 90년대 일본의 사회상도 함께 녹여냈다. 예쁜 여성만이 인정받는 사회와 유산을 받기 위해 몸부림치는 가족들의 모습 속에서 씁쓸함과 연민을 느끼게 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삶의 모습과 그 음영을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절대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다. 그만의 신랄함과 긴박함으로 우리 시대의 사회악과 부조리를 선명하게 고발하며 독자들에게 반전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도서정보] 

도서명: 회랑정 살인사건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1만 3천원

 

세 번째 책은 ‘숙명’이다.

 

 

1993년 발매되었던 작품으로, 독자들의 꾸준한 성원에 힘입어 재출간 되었다. 그의 무르익은 필력을 확인할 수 있는 미스터리 명작이다. 

 

작품은 유명 대기업 사장이 묘지에서 석궁으로 살해당하면서 시작된다. 해당 사건을 조사하게 된 형사와 의사가 마주치며 일어나는 기묘한 운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부터 경쟁의식을 느껴왔지만 끝까지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상대가 살인 사건에 연루되면서 그들 사이에 얽힌 끈질긴 숙명, 그 실체를 독자들에게 풀어놓는다. 

 

추리 소설을 읽을 때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사건의 범인이다. 범행의 동기는 무엇인지, 또한 사건에 사용된 트릭은 무엇인지를 유추해가는 과정을 즐긴다. 그러나 저자는 ‘숙명’을 통해 메시지와 문학성을 함께 전한다.

 

김봉석 평론가는 “히가시노의 소설에는 언제나 ‘인간’이 중심에 있다. 그것이야말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그토록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이유다.”라며 그와 작품을 평가했다. 

 

[도서정보] 

도서명: 숙명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 소미미디어, 1만 6천8백원

북라이브 /
방서지 기자
ksh@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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