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책장] 요즘 핫 한 젊은 작가들의 소설 3권

책 좀 읽는 기자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화이트 호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시절과 기분'

방서지 기자 | 기사입력 2020/06/16 [18:22]

[기자의 책장] 요즘 핫 한 젊은 작가들의 소설 3권

책 좀 읽는 기자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화이트 호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시절과 기분'

방서지 기자 | 입력 : 2020/06/16 [18:22]

 

[북라이브(BOOK LIVE)=방서지 기자] 등단 10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 소설 중 일곱 편의 작품에 수여되는 ‘젊은작가상’이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2020년 젊은작가상 수상자들은 강화길, 최은영, 김봉곤, 이현석, 김초엽, 장류진, 장희원으로, 탄탄한 행보를 보여주는 기수상자 3인과 새로운 기대를 품게 하는 신수상자 4인이 상을 거머쥐었다.

 

각자의 문학세계를 확장하고 갱신하는 일곱명의 작가들은 현재를 박차고 새로운 내일로 뻗어나가는 에너지를 작품으로 표현한다. 각각의 단편들에서 한국문학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함께, 다가올 미래를 고대하는 작가들의 열망을 느낄 수 있다.

 

요즘 국내 소설은 어떤 트렌드인지, 읽어 볼 만한 작품들이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 2020년 가장 생기 있고 실력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적극 추천한다.

 

첫 번째 책은 강화길의 ‘화이트 호스’이다.

 

 

2020 젊은 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강화길 저자의 작품으로, 그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여성 스릴러라는 한 장르를 만들어 낸 저자는 긴장감이 흐르는 서사 속에 여성에게 가해지는 혐오와 폭력의 문제를 녹여내며 그만의 분위기와 문체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본 작품에서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신체적 폭력 외에도, 소문과 험담, 부당한 인식과 관습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여성을 교묘하게 억압하는 거대한 구조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에 수록된 ‘젊은 작가상’ 대상 수상작인 ‘음복’은 가부장제하에서는 모를 수 있는 것이 바로 권력이라는 사실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여성들이 불합리한 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은밀한 협약과 묵인으로 이뤄낸 뒤틀린 유대를 독자들에게 기민하게 드러낸다.

 

본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다음 여성 스릴러는 어떤 내용일지, 또 무슨 메시지가 담겨있을지 기대하게 한다. 이는 저자 강화길만이 쓸 수 있는 장르이며 작품이다.

 

[도서정보]

도서명: 화이트 호스

지은이: 강화길

출판: 문학동네, 300쪽, 1만 3천5백원

 

두 번째 책은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다.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93년생 과학도였던 저자가 써낸 소설이다. 

 

‘한국 SF의 우아한 계보’라 불리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본 저서를 통해 자신만이 그려낼 수 있는 특유의 작품세계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투명하고 아름답지만 순진하지만은 않은,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근사한 세계를 이야기에 담아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어째서 어떤 고통은 기꺼이 감내할 수 있는지, 생의 끝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생각하게 한다. 나의 세계를, 우리의 세계를 알아야겠다고 용기 내는 마음, 우리의 사랑과 우정을 말하며 지지 않는 마음, 분투하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그는 작품으로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미션에 실패했다고 비난받는 우주인일지라도, 어떤 소녀에게는 그의 존재 자체가 응원일 수 있다고 전한다. 

 

우주 미션에는 실패했지만, 소녀를 응원하는 일에 성공했다면 그 삶을 실패한 삶이라 할 수 있을까. 모든 선택과 결정의 경계에 서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저자는, 고민과 질문을 빛나는 이야기로 전한다. 

 

[도서정보] 

도서명: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지은이: 김초엽

출판: 허블, 1만 4천원

 

세 번째 책은 김봉곤 저자의 ‘시절과 기분’이다.

 

 

김봉곤 저자의 두번째 소설집 ‘시절과 기분’은 2018년 봄부터 2019년 여름까지 발표한 작품 6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저자 특유의 리드미컬하고도 섬세한 문장으로 첫사랑, 첫 연애, 첫 키스 등 유의미한 ‘첫’들의 순간을 아름답게 담아냈다. 

 

표제작인 ‘시절과 기분’은 주인공인 ‘나’가 스스로를 성소수자로 정체화하기 이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귄 여자인 ‘혜인’을 7년 만에 다시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처음 대학에서 혜인을 만났던 2005년, 혜인과 마지막으로 만났던 2011년, 그 뒤 작가와 세무사가 되어 다시 만난 2018년의 풍경을 서로 교차시키며 작가는 그 시절과 기분을 촘촘하게 묘사한다. 

 

소설집의 마지막 작품인 ‘그런 생활’은 저자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준다. 자신의 소설을 읽고 난 뒤 엄마가 내뱉은 “니 진짜로 그애랑 그런 생활을 했나?” 하는 말에서 온 것으로 짐작되는 이 작품의 제목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또 쓰겠다는 저자의 출사표로 읽히기도 한다.

 

작품 속의 ‘나’들은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어떠한 사건을 겪고, 그 시절에 느낀 기분을 가슴에 새긴 채 살아간다. 저자는 그 시절들을 아름답고 너절하게, 또한 섬세하게 감수성으로 독자들에게 전한다. 

 

[도서정보] 

도서명: 시절과 기분

지은이: 김봉곤

출판: 창비, 1만 4천원 

북라이브 /
방서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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