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 일상에 우아하고 심오한 게 어디 있나요?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예요!

청년 작가 박영서,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로 덕질

이훈희 기자 | 기사입력 2020/09/18 [16:07]

먹고사는 일상에 우아하고 심오한 게 어디 있나요?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예요!

청년 작가 박영서,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로 덕질

이훈희 기자 | 입력 : 2020/09/1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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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박영서 저자가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을 내놨다. 이 책은 덕후의 미덕으로 가득하다. 역사책에서 한두 줄로 설명되는 백성의 삶을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짐작하게 해주며, 한국사 교과서 주요 등장인물인 조선 선비들의 숨겨진 면을 저격한다는 점 등이 독특하다. 팩트인지 소설인지 헷갈릴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이 자랑하는 가장 큰 특징이다.

 

저자의 설명을 따르면, 조선 사람들이 쓴 편지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남아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개인 문집이나 편지글 모음집, 두 번째는 가문 내에서 대대손손 전해진 편지들을 모은 것, 마지막으로 죽은 사람의 무덤에 함께 묻은 것이 느닷없이 발굴된 것이다.

 

뒤로 갈수록 일상을 그려볼 수 있는 선명도가 높아지는데 이는 ‘편집자의 필터링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받은 편지를 평생 소중히 간직하다가 죽음 너머에까지 함께한 소장자의 편지는 그 사람의 생애 안팎을 매우 입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게 도와준다.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의 가장 큰 미덕은 상상을 뛰어 넘는 독특한 지점에서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편지를 쓰려면 글을 알아야 하고, 글을 배우는 건 양반들의 몫이고, 그러니 편지 내용도 그들만의 리그에서 벌어진 일을 다루겠지’ 하는 짐작을 가볍게 배신한다.

 

최고 권력자인 왕족, 내로라하는 가문의 주역들이 쓴 편지라고 해서 일반 백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더 나아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여기’의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 편지들을 소개할 때 ‘전공자가 보기에 선 넘을 만큼’의 윤색과 편집을 가했다고 밝힌다. 어투 혹은 뉘앙스를 바꾸는 것은 물론이요, 지주 인용되는 사자성어나 가슴에 와 닿지 않는 비유는 생략하거나 때론 과감히 의역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중세 국어 또는 한문 편지는 아무리 잘 번역해도 우리와의 시간만큼이나 거리감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문에 충실하겠다는 일념으로 독자의 시대와 동떨어진 글을 생산한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 살아 숨 쉬는 글쓰기란 ‘박제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어제와 오늘 사이에 존재하는 텐션을 고르는 일’이니 말이다.

 

소개하는 편지마다 원문을 같이 제공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여러 이유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최소한의 정보로 한글편지는 [한], 한문편지는 [漢]으로 표기했음을 밝힌다.

 

박영서 저자는 “앞으로도 이러한 ‘덕질’을 이어가면서 조선 선비들이 개인 일기에 깨알 같이 담아놓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나아가 실록에 기록된 상소문을 마구 분해하여 그들의 논리 다툼을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그와 함께 ‘시시콜콜한 역사 산책’을 즐길 날을 기대해본다.

 

[도서정보]

도서명: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지은이: 박영서

출판: 들녘, 332쪽, 1만5천원

 

[북라이브=이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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