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책장] 동심 가득, ‘어른이’들을 위한 그림책 PICK5

책 좀 읽는 기자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한 권

이동화 기자 | 기사입력 2020/06/26 [10:41]

[기자의 책장] 동심 가득, ‘어른이’들을 위한 그림책 PICK5

책 좀 읽는 기자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한 권

이동화 기자 | 입력 : 2020/06/26 [10:41]

[북라이브(BOOK LIVE)=이동화 기자] 그림책 또는 동화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짧은 내용에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들이 많아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부담스럽고 두꺼운 책들 대신 그림책을 찾는 어른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번에는 순수한 동심과 삶에 대한 깊은 교훈까지 전해주는 그림책 5권을 소개한다.

 

■ 앤서니 브라운 ‘나의 프리다’

 


첫 번째는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에게 사랑받는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나의 프리다’이다. 작가는 멕시코 여행 중 화가 프리다 칼로에 깊이 빠졌고, 그녀의 어린 시절을 모티프로 그림책을 지었다. 강렬하고도 독특한 화풍이 특징인 프리다 칼로는 소아마비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다. 작가는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녀의 어린 시절을 주목했다.

 

책에는 어린 프리다 칼로가 느꼈을 외로움, 좌절, 희망, 기쁨 등이 모두 담겨 있다. 책 속에서 프리다 칼로는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상상 속 친구를 통해 비밀을 털어놓고, 힘든 시간을 견뎌낸다. 어린 프리다 칼로와 상상 속 친구가 나누는 ‘마법 같은 우정’은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속 상처를 보듬고, 현실을 딛고 일어서는 힘을 불어넣어 준다.

 

[도서정보]

도서명: 나의 프리다

지은이: 앤서니 브라운

출판: 웅진주니어, 32쪽, 1만 3천 원

 

■ 안녕달 그림책 ‘당근유치원’

 

 

두 번째는 안녕달 작가의 ‘당근 유치원’이다. 책은 아기 토끼가 낯선 선생님에게 마음을 열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책의 주인공인 아기 토끼는 새 유치원인 ‘당근 유치원’에 가게 된다. 아기 토끼가 만난 곰 선생님은 몸집도, 목소리도 크고, 힘도 장사였다. 아기 토끼는 ‘유치원에 갈 기분이 아니’라며 유치원을 낯설어 하지만, 다정한 곰 선생님을 향해 마음을 열면서 유치원에 적응해간다.

 

제각기 개성 있는 같은 반 친구들의 모습과 어질러진 집안 등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경들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화장실, 운동장 등 여기저기에서 깨알같이 등장하는 다람쥐 원장 선생님의 모습을 찾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가져다준다. 아이들이 귀가한 후 유치원에 남아 뒷정리를 하고, 퇴근길에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떠올리며 웃음 짓는 곰 선생님의 모습은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영상으로 더 보기)

 

[도서정보]

도서명: 당근유치원

지은이: 안녕달

출판: 창비, 48쪽, 1만 3천 원

 

■ 순천 할머니들의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세 번째는 할머니가 되어서 뒤늦게 글을 익힌 순천의 할머니 스무 명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이다. 할머니들은 가난 때문에, 혹은 여자라는 이유로 글을 배우지 못했다. 사는 것이 바빠 꿈을 펼쳐보지 못했으나, 뒤늦게 스스로를 위해 글을 익히고 용기를 내 그림까지 그리기 시작했다.

 

할머니들은 그림책 작가와 함께 그간의 인생사와 주변의 풍경들을 그림과 글로 담아냈다. 글과 그림은 할머니들에게 자신감을 찾아 주었고, 힘겨웠던 그간의 상처마저 치유해 줬다. 순천 할머니들은 고단했던 삶도 유쾌한 유머로 승화시켰다. 할머니들의 서툰 그림은 소소한 웃음을 자아내고, 할머니들의 인생이 담긴 깊은 글은 먹먹한 감동을 전한다.

 

[도서정보]

도서명: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지은이: 권정자, 김덕례, 김명남, 김영분, 김유례, 김정자, 라양임, 배연자, 손경애, 송영순, 안안심, 양순례, 이정순, 임순남, 임영애, 장선자, 정오덕, 하순자, 한점자, 황지심

출판: 남해의봄날, 192쪽, 1만 8천 원

 

■ 시니어 그림책 ‘할머니의 정원’

 

 

네 번째는 시니어 그림책 ‘할머니의 정원’이다. 책은 오랫동안 혼자 지내며 괴팍해진 노인이 가사도우미와 함께 우정을 쌓아가며 꿈을 찾는 과정을 담았다. 주인공 경자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사별하고, 자식들도 이미 독립해 홀로 살고 있다. 고독한 노년을 홀로 보내며 뾰족하고 까칠한 갑옷으로 무장했던 경자 할머니 마음은 가사도우미 민희 씨를 만나 녹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주인공의 마음처럼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앙상한 겨울에서 시작해 따뜻한 바람이 살랑이는 봄을 맞이하며 끝난다. 투박하고 소박한 맛이 가득한 삽화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시니어들을 위한 그림책으로 출간됐지만, 읽을수록 깊은 울림을 주는 내용은 전 연령대를 끌어안기에도 충분하게 느껴진다. (영상으로 더 보기)

 

[도서정보]

도서명: 할머니의 정원

지은이: 백화현 글, 김주희 그림

출판: 백화만발, 72쪽, 1만 2천 원

 

■ 고정순 작가의 ‘철사 코끼리’

 

 

마지막은 가슴 아픈 이별에 대한 위로를 전하는 ‘철사 코끼리’이다. 주인공 소년 데헷은 아무나 오를 수 없는 돌산 아래에 아기 코끼리 얌얌과 함께 살고 있었다. 데헷은 산 너머 마을의 대장장이 삼촌에게 고철을 가져다주는 일을 하고 있으며, 그의 곁에는 언제나 얌얌이 함께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얌얌이 죽고, 슬픔에 빠진 데헷은 철사를 모아 얌얌을 닮은 코끼리를 만든다.

 

책은 어린 소년이 유일한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고 상처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데헷은 얌얌이 죽고 오랜 시간 눈물을 흘리며 슬퍼한다. 철사 코끼리와 함께하며 슬픔을 잠시 잊었던 데헷은 두 번째 눈물을 흘리며 진짜 이별을 예감한다. 작가는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을 조언하는 대신 제대로 이별하기 위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도서정보]

도서명: 철사 코끼리

지은이: 고정순

출판: 만만한책방, 40쪽, 1만 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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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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